날카롭고 절삭력이 좋아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일본제 식칼. 그러나 같은 일본 식칼이라도 생산지에 따라 특징이 서로 다르고, 또 전문가용의 경우 절삭력은 물론 내구성, 관리 난이도 등도 잘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전직 전문 일식 요리사인 필자가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전문가용 추천 일본제 식칼을 엄선하였습니다. 일식용 일본 식칼뿐만 아니라 사용감이 좋은 우도(牛刀) 등을 소재별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또,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의 주의점 및 관리 방법 등도 함께 알려드리니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구매 시 고려 사항과 주의할 점
필자가 조사해 본 결과, 해외 온라인 샵에서는 뛰어난 장인이 제작한 일본제 식칼을 찾아보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또, '일본제 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일본의 날붙이 제조업자 등은 해외 공장 생산도 하고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이를 일본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전문 요리사 90%가 사용한다는 600년 역사의 사카이 우치하모노, 7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에치젠 하모노(위 사진) 등은 일본 국가 전통 공예품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제조법도 세세하게 법률로 정해져 있어서 일본 국내에서 모조품을 판매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또, 정식 전통 공예품이라는 증표로 위의 사진과 같이 금색 씰이 부착되어 있는 것이 많습니다.
즉, 일본 장인이 만든 진짜 일본제 식칼을 구매하고 싶으시다면
・'일본 국내 생산'을 명기한 것
・ 전통 공예품 또는 정식 조합 등의 씰이 부착된 것
상기 내용을 잘 확인한 후 구매하면 문제없을 것입니다. 물론, 국가 전통 공예품에 지정된 것이 아니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식칼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전통 공예품 지정 사항은 모조품을 판독하기에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그중에서도 품질의 좋고 나쁨 및 사용감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 보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우수한 일본 식칼은 '평생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전문 요리사가 매일 사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단,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관리해 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일본 식칼의 관리 방법
갈음질
날카로운 칼날을 유지하기 위해 갈음질은 필수입니다. 최근에는 우수한 칼갈이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충분히 간편하게 칼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너무 마모된 경우에는 숫돌 등에 갈아줘야 합니다. 필자도 세라믹제 거친 숫돌(粗目砥石), 중간 숫돌(中目砥石), 교토산 천연 마무리 숫돌, 숫돌을 평평하게 해주는 다이아몬드 숫돌을 사용합니다. 사카이 우치하모노 생산지인 사카이시의 짓코하모노(實光刃物)가 소개하는 아래의 영상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리미엄 칼갈이 숫돌 세트- 400/1000 및 3000/8000 전문가용
내식성이 좋은 식칼 고르기
특히 일본 식칼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비싸면 비쌀수록 품질이 좋은 강철(*)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녹이 슬어 버립니다. 스테인리스 식칼도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납니다. 빨간 녹을 방치하면 내부까지 점점 침식되기 때문에 빨리 대응해야 합니다. 단단한 스펀지(와인 코르크의 평평한 부분도 가능)에 세제를 묻혀 몇 번이고 날을 문지르면 산화 피막이 생겨 내식성이 좋아지므로, 칼을 처음 사용할 때는 며칠간 이런 공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기름을 바르면 녹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아래 영상 참조).
*일반적으로 강철에 포함된 탄소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단단하고 가격도 비싼 반면 금방 닳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주의점
수분을 날리기 위해서 등, 식칼을 불에 굽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비싼 식칼일수록 제조 시 담금질 공정을 통해 견고함을 다지는데, 불에 구워버리면 기껏 생성된 견고함이 다 사라져서 성능, 절삭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위 영상에서 언급했듯이 수분을 날리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에 담근 후 말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주요 상품
1. 사카이 겐키치 탄소 강 전문가용 식칼, 300mm, 일본제
평가: ★★★☆☆
사카이 우치하모노의 생산지인 사카이시의 사카이 우치하모노(날붙이) 조합 소속, 주식회사 다이키치(株式会社ダイキチ)가 제조한 우도(牛刀)입니다. 일본 식칼을 메인으로 하는 사카이 우치하모노는 '단조는 망치질로, 담금질은 정해진 방법으로, 원료는 탄소강 혹은 철 및 탄소강을 사용, 칼자루는 목제' 등의 규율이 엄격하고 정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 식칼에는 사카이 우치하모노의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 강(예로부터 식칼에 사용되어 온 표준 강철)이 사용됐으며, 크기는 전문가용에 가깝습니다. 절삭력이 좋은 반면 녹슬기 쉽기 때문에 앞서 소개한 내용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품질, 가격으로만 봐도 첫 일본제 식칼로 사용하기에 딱 좋은 상품입니다. 조금 크다고 생각되시면 한 사이즈 작은 상품도 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참조: 일반 재단 법인 전통적 공예품 산업 진흥 협회 '전통적 공예품 핸드북 개정판'
Blade Length: 300 mm / 11.8"
Blade Material: 일본 강
Brand: Sakai Genkichi
1-2. 사카이 겐키치 탄소 강 전문가용 식칼, 270mm, 일본제
2. 사카이 기쿠모리 SKK 바나듐 강 가정용 우도/전문가용 식칼(칼자루 덧받침 없음, 240mm)
평가: ★★★★☆
앞서 소개한 상품과 같은 사카이 우치하모노 조합 소속, 기쿠모리하모노가 제조한 우도입니다. 녹에 강하고 칼날의 날카로움이 오래가는 SKK 바나듐 강을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사카이 우치하모노의 기술을 그대로 계승한 전문가용 사양의 식칼입니다. 아마존 US(Amazon.com)에는 현재 사이즈가 9.4인치와 8.3인치밖에 없는데, 조금 더 큰 사이즈를 원하신다면 아래 아마존 JAPAN(Amazon.co.jp)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Blade Length : 240 mm/9.4"
Blade Material: SKK Vanadium Steel
Brand: SAKAI KIKUMORI
2-1. 사카이 기쿠모리 SKK 바나듐 강 가정용 우도/전문가용 식칼(270mm)
상기 상품과 마찬가지로 기쿠모리하모노가 제작한 우도인데, 칼자루에 덧받침이 있는 모델입니다. 구매하실 때 호불호에 따라 덧받침 유무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3. 사카이 토지 다마스쿠스 강 우도(240mm)
평가: ★★★★★
이 상품도 사카이 우치하모노 조합 소속, 이즈미리키(和泉利器) 제작소가 제조한 우도입니다. 칼날은 다마스쿠스 강 35층의 다층구조로 만들어졌으며, 물결 모양이 매우 아름다운 상품입니다. 단층과 비교했을 때 다층이 경도(물체의 단단한 정도)가 좋기 때문에, 칼이 휘지 않는 등의 이점이 있습니다. 절삭력이 매우 좋고 녹도 잘 슬지 않습니다. 그만큼 제조는 어렵지만 사카이 우치하모노의 숙련된 장인이 분업을 통해 고품질의 식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Blade Length : 240 mm/9.4"
Blade Material: 다마스쿠스 강, 흑합판
Brand: SAKAI TOJI
4. 잇토사이 코테츠 INOX 스웨덴 강 우도(양날 구조), 올리브목 칼잡이 240mm
평가: ★★★★★
이 식칼도 사카이 우치하모노 조합 소속, 다카하시 쿠스(高橋楠)가 제조한 우도입니다. 사카이 우치하모노의 기술을 사용해 제조되었으며, 본 제품의 최대 특징은 스웨덴 강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분류상으로는 스테인리스 제품인데, 불순물이 매우 적기 때문에 절삭력이 좋고 내식성도 좋으며 강한 내마모성을 자랑합니다. 일본 식칼 중에서도 사용하기가 쉬운 편입니다. 사카이에서도 손꼽히는 숙련된 장인이 만든 제품으로, 전문 요리사라면 꼭 한 번은 사용해 보거나 구매해야 할 상품의 하나입니다.
Size: Blade length: 9.05" (23 cm)
Weight: 0.57 lbs (260g)
Material: Steel: Swedish steel, Handle: Olive wood
Brand: TAKAHASHI KUSU
5. 고 우마 미츠요시 요시히로 백강 미즈혼야끼 야나기바 식칼 300mm, *감나무제 칼자루, 칼집포함)
평가: ★★★★★
일본 식칼 중에서도 특히 품질이 좋은 야나기바 호초(柳刃包丁, 칼끝이 뾰족하고 조붓한 식칼로 주로 생선을 손질할 때 사용)를 소개해 드립니다. 칼날에는 일본 강보다 탄소량이 더 많이 포함된, 시로가미(白紙)라는 별칭의 백강(白鋼)이 사용되었습니다. 백강은 1호, 2호, 3호로 분류되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탄소량이 많은 것으로, 이 식칼에는 2호가 사용되었습니다. 또, 백강보다 탄소량이 많은 것에는 아오가미(青紙)라는 별칭의 청강(青鋼)이 있습니다. 백강과 마찬가지로 청강도 1호~3호로 나뉘는데, 탄소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도(硬度)는 좋아지지만 섬세하고 닳기 쉬워서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혼야끼는 강철만을 사용한 식칼로, 단단하지만 그만큼 사용이 매우 어렵고 무리한 힘을 가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두 동강 나기 십상입니다. 미즈혼야끼(水焼)는 담금질 공정 시 물에 급격히 냉각시키는 공정법을 말하며, 보다 섬세한 절삭력을 지니는 한편, 사카이 우치 하모노의 숙련된 장인도 10개 만들어서 여러 개 실패할 정도로 제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식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구매해 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식칼계 최고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ize: 17.71" (45 cm)
Weight: 0.47 lbs (215 g)
Material: Blade: Shironi Steel Water-grilled Honyaki Handle: Thousand black persimmon pattern Sheath: Thousand black persimmon sheath
Brand: Yamawaki Cutlery (Sakai Forged Blades)
마무리하며
일본도에 뿌리를 둔 일본 식칼은 역사가 길고, 날카로운 절삭력을 추구하는 날붙이의 하나입니다. 다만, 그만큼 사용이 어려워서 관리 측면에서도 스테인리스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편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요리하는 일식에는 날카로운 절삭력의 식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잘 들지 않는 식칼로 회를 떴을 경우, 생선의 세포가 파괴되어 맛이 반감해 버린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는데, 이는 일식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 들지 않는 칼로 재료를 손질해서 결국 맛없는 요리를 제공해 버리면, 셰프로서도 면이 서지 않을 것입니다.
요리 전문가라면 좋은 도구를 사용합시다! 일본의 우수한 식칼이 요리의 폭을 더욱 넓혀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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